오늘 봉준이형과 관악산행을 둘이 했다. 어제 서원동 성당에서 강원도 정선 민둥산(1119m)를 갔다온 터라 만만치 않았지만 그저께 갑자기 형한테 산에 가자고 제안이 온 것이다.
오늘 미사후에 만나서 가자고 해서 모처럼 십수년만의 형과의 산행인데 가고 싶었었다. 형은 일산에서 일부러 오는 것이고 대학 1년때 이후 30년간 양부부가 결혼하고 아이들이 낳고 자라는 과정을 그대로 서로 공유하고 가끔씩 가족끼리 만나는 친형제같은 사이다.
어제 민둥산갈 때는 그렇게 날씨가 종일 비가 오고 지랄(?)같더니 오늘은 제대로 가을하늘이다. 넘 좋은 날씨에 좋은 사람과의 산행은 즐겁기 그만이다.ㅎㅎ 성가연습하고 10시반 교중미사를 드리고 12시 다되서 미리 준비해간 산행배낭을 들고 성당에서 사당역으로 부랴부랴 갔다. 형은 이미 와 있었고 12시반에 만나서 삼겹살과 막걸리 두병을 슈퍼에서 사들고 1시경쯤 관악산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남들이 잘 안가는 코스로 오손도손 지나온 얘기를 하며 빡세게 올라갔다. 봉준이형의 체력이 장난 아니다. 나였기에 망정이지 20~30대도 못따라올 최강체력이다. 땀도 제대로 흘리고 가을 관악산을 맑고 푸른 날씨속에 제대로 만끽하며 국기봉을 지나 수도방위사령부 내려가는 한적한 곳에서 2시경쯤 늦은 점심을 먹었다. 내가 아지트로 생각하는 곳에서 탁트인 관악산을 내다보며 삼겹살에 막걸리... 많은 둘만의 얘기... 그저 그만한 것이 없었다.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형과 동생의 사이지만 30여년 이상을 한결같이 같이 하고 가족들도 서로 형제같이 아끼고 생각해주는 너무도 고맙다.
경치도 너무 근사하고 분위기도 너무 좋아서 둘이서 어린애마냥 사진도 많이 찍고 많이 웃었다. 내가 가장 아끼고 좋아하는 코스를 형도 좋아해 주었고 숨은벽에 파이프능선에 헬기장, 연주대를 찍고 다시 서울대 수영장능선으로 내려올 때는 이미 5시30분쯤 되었다. 수영장능선코스는 정말 절경이다. 내가 소설악이라고 할 정도로 관악산에서 가장 예쁘고 절경중의 절경이다.
조물주가 오물조물 빚어놓은 바위들과 울긋불긋 가을 단풍 그 모든 것이 그대로 아름답고 왜 이 순간이 소중한지 깨닫는 순간이다. 서울대로 내려왔을 때는 6시 15분경쯤 되었고 이미 사방은 깜깜해졌다.
형과 버스를 타고 신림사거리로 오면서 먼저 집부근에서 내렸다.
오랫만에 봉준이형과 식사 이외에 둘만의 산행이 30여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흐르고 정겹기만 하다. 앞으로 이 보다 더 긴 세월을 봉준이형, 그리고 가족들이 같이 하겠지... 모든 것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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