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83동기들이 농활이랍시고 차배근 선생님댁을 방문했다. 정성후, 이원락 선배 부부, 조경숙, 대장 김운배, 김상우, 이재진, 김진환, 나 이영호와 우리 막내딸 정빈이 이렇게 참여했는데 성후가 몰던 차가 오던 길에 마트에서 약간 긁히는 접촉사고 등 우여곡절끝에 모이게 되었다.
3,000여평의 농사를 지시는 선생님은 여전히 건강하시고 사모님과 알콩달콩 재미있는 시골생활을 만끽하시고 계셨다. 옛날 학창시절 선생님께서 가르치셨던 커뮤니케이션학개론을 얘기하며 다시 80년대로 돌아가며 이야기꽃을 피었다.
선생님이 20여년전부터 구상하시고 하나씩 하나씩 준비해오고 2003년에 완전히 이사오셨다는 지금의 농장생활 준비과정을 들었다.
안방에 딸린 멋진 욕실, 서울대 미대를 나오신 사모님이 작업하신다는 작업실, 선생님께서 평생 공부하신 서적들로 가득찬 서재는 압권이었다. 뜰에는 찜질방이며 김장독을 파묻은 작은 초가형 창고, 미니 과수원과 울타리로 잣나무를 심었고, 농토를 만들기 위해 습지의 물을 가둬놓은 작은 저수지, 트랙터, 경운기 등 농구들을 넣는 창고, 그 창고 한켠에는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하시며 사모님과 또한 미대를 나온 딸의 분위기를 이어받아 못쓰는 농구를 이용한 선생님께서 직접 만드신 농구작품이 걸려있다.
그 드넓은 밭과 논을 선생님 혼자 꾸려나가는 것을 보니 부럽기도 하고 그걸 과연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부지런하심에 또한 감탄에 감탄이다. 전원 곳곳에 선생님과 사모님의 손때가 안묻은 곳이 없다.
잔디밭에서 삼겹살로 바베큐, 낙지볶음과 맥주, 막걸리, 녹두전 그리고 사모님이 직접 담그신 김치, 매실짱아치, 고추김치... 등등 근사하게 가든파티를 하였다. 분위기와 좋은 벗들이 만나서 어우러진 한마당잔치였다.
말이 농활이지 농땡이만 치다갈 뻔 했는데, 곤파스 태풍으로 3~4그루의 전나무가 넘어지는 피해를 입으셨다고 해서 그중 논밭 사이에 울타리로 심어놓은 전나무 가지를 치고 곧바로 세워서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지금까지 얻어먹은 것이 그나마 좀 면피된 것 같았다.ㅎㅎ
정말로 수십년만에 은사님과 제자가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든 것 같다. 이런 기획을 해준 우리 운배 대장에게 고맙고, 앞으로 멀지않은 날에 비슷하게 닮아갈 우리의 미래모습을 차배근 선생님께서 보여주신 것 같다. 잘 살아오셨고 그만큼 은퇴후에도 값있는 생활을 하고 계시는 선생님에게 존경을 드리고 우리도 잘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차배근 선생님 그리고 사모님!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좋은 모습 많이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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